회사 규모를 확인할 방법은 생각보다 마땅치 않습니다. 채용 공고의 “직원 200명”은 누가 검증하지 않고, 회사 소개서의 조직도는 만들기 나름이며, 재무제표는 1년에 한 번 나오는 데다 작은 회사는 아예 공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다릅니다. 모든 사업장은 직원 한 사람마다 매달 보험료를 신고하고 납부하며, 그 결과가 국민연금 가입 사업장 내역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됩니다. 회사가 자기 돈을 내야 올라가는 숫자라서, 부풀리기가 구조적으로 어렵습니다.
무엇이 공개되는가
공개 대상은 법인 3인 이상, 개인사업장 10인 이상입니다. 그보다 작은 사업장은 아예 목록에 없습니다. 각 사업장에 대해 다음이 나옵니다.
- 가입자 수 — 그달 보험료를 낸 사람 수
- 당월 고지금액 — 그달 사업장에 청구된 보험료 총액
- 신규취득·상실 인원 — 그달 입사자와 퇴사자 수
- 업종, 가입일, 소재지 — 사업장 기본 정보
사업자등록번호는 앞 6자리만 공개되고 나머지는 별표 처리됩니다. 이것이 다른 데이터와 자동으로 연결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한 달치가 아니라 12개월치가 있다
이 데이터의 진짜 쓸모는 여기 있습니다. 공개되는 것은 이번 달 스냅샷 하나가 아니라 최근 12개월치가 매달 쌓인 기록입니다. 한 달만 보면 인원 125,592명이라는 숫자 하나지만, 12개월을 이어 붙이면 그 회사가 사람을 늘리고 있는지 줄이고 있는지가 드러납니다.
한 달치 숫자로는 안정적인 회사와 1년 사이에 인원의 5분의 1이 빠져나간 회사가 똑같아 보입니다. 추이를 봐야 구분됩니다.
실제로 조회해 보기
조회 화면에서 회사명을 넣으면 됩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습니다. 검색은 상호가 아니라 신고된 사업장명과 대조되고, 그 이름은 대개 법인 등기상 이름입니다.
- “삼성전자주식회사”로 검색하면 결과가 0건입니다. 실제 신고명은 “삼성전자(주)”입니다.
- “삼성전자”처럼 짧게 넣는 편이 잘 걸립니다. 부분 일치로 검색되기 때문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회사라는 뜻은 아닙니다. 국민연금에서 탈퇴한 사업장은 목록에서 완전히 사라지므로, 폐업한 회사와 애초에 없던 회사가 똑같이 “결과 없음”으로 보입니다.
숫자를 읽을 때 유의할 것
가입자 수는 직원 수와 같지 않습니다. 만 60세가 되면 국민연금 가입이 종료되고, 프리랜서·일용직·파견직은 이 숫자에 잡히지 않습니다. 즉 실제 근무 인원보다 적게 나올 수는 있어도 많게 나올 수는 없습니다.
이 비대칭이 중요합니다. 직원 200명이라는 회사의 가입자가 9명이라면 그 자체로 정보이지만, 반대로 가입자가 200명이라고 해서 정확히 200명이 일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데이터는 하한선을 알려주는 도구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